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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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기도마음을 그리는 시인 2021. 1. 13. 00:14
[이광희의 마주보기] 밤의 기도 / 이광희 달빛이었을까 가로등일까 암막커튼의 열린 틈으로 누군가 방안을 들여다 본다 곁에 잠이 든 손녀의 얼굴에 서늘한 빛이 머물고 반듯한 콧등이 환하게 빛나고 있다 그 곁에 할머니의 숨결이 평온한 꿈을 꾼다 어둠에 익은 눈이 손녀의 환한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가 이불을 덮어준다 하나의 기도가 고요 속에서 일어선다 주여, 이 아이를 행복하게 하소서 ▶에필로그 요즘은 부모가 아이를 돌봐주지 않으면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집이 참 많습니다. 일하는 엄마가 그리워 엄마를 부르다가 잠이 든 손녀는 안쓰럽습니다. 그래도 할머니 할아버지와 친해서 다행입니다. 춥고 긴 겨울밤입니다. 암막 커튼의 희미한 불빛으로 잠든 손녀를 바라보다가 이불을 덮어 줍니다. 아이들은 왜 이불을 자꾸 걷어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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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마음을 그리는 시인 2021. 1. 1. 20:19
[이광희의 마주보기] 새해 첫날 / 이광희 새해 첫날 아침 서늘한 새벽 공기와 장엄한 일출을 함께 하지 않았다 한 해의 꿈을 이루어줄 소원을 말하지 않았다 부시시 깨어난 손자와 손녀의 웃는 얼굴을 보며 손자를 가슴에 앉고 축복을 한다 차례로 손녀들도 가슴에 앉고 축복을 한다 내 한 해가 그렇게 시작했다 지리산에 올라 천왕봉의 일출에 기도하지 않고 정동진에 자리하여 동해의 일출을 기다리지 않았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새 해를 맞으며 어제와 같이 오늘도 행복하기를 바라는 손자 손녀의 행복이 새해 아침의 꿈이다 ▶에필로그 물리적인 시간은 구별이 어려울지라도 우리 마음은 새벽과 아침을 구별하고자 합니다. 새해 아침은 언제나 축복의 시간이고 희망과 함께 합니다. 그 어려웠던 코로나의 한해가 가고 2021년 새해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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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언덕에서마음을 그리는 시인 2021. 1. 1. 11:46
[이광희의 마주보기] 시간의 언덕에서 / 이광희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순수한 사람, 열정이 있는 사람, 능력 있는 사람, 배려하는 사람 나를 사랑하는 사람 그들이 시간과 함께 내 삶에 도움을 주었다 좋다고 말할 수 없는 사람들도 만났다 거짓말하는 사람, 사기치는 사람, 무례한 사람 그들이 내게 상처를 주고 고통의 시간도 주었다 누구를 믿을 수 있겠느냐고 세상이 말한다 그럼에도 상처와 고통에 위안과 치유를 덮어준 것은 결국 시간과 사람들이다 돌아보면 그 모두를 더하여 오늘의 내가 되었다 아내와 아이들은 위안과 치유의 중심이었다 손자와 손녀의 웃음소리는 내 행복의 정점이다 좋은 사람들이 내 삶을 이끌어 주었고 좋다고 말할 수 없는 그들도 내게 단단함을 더해 주었다 나는 그들에게 어떤 사람이었을까 또 한 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