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밤의 기도
    마음을 그리는 시인 2021. 1. 13. 00:14

    [이광희의 마주보기]


    밤의 기도 / 이광희
     
    달빛이었을까 가로등일까
    암막커튼의 열린 틈으로 
    누군가 방안을 들여다 본다 

    곁에 잠이 든 손녀의 얼굴에 
    서늘한 빛이 머물고
    반듯한 콧등이 환하게 빛나고 있다 
    그 곁에 할머니의 숨결이 평온한 꿈을 꾼다 

    어둠에 익은 눈이 손녀의 환한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가
    이불을 덮어준다
    하나의 기도가 고요 속에서 일어선다
    주여, 이 아이를 행복하게 하소서

    ▶에필로그

    요즘은 부모가 아이를 돌봐주지 않으면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집이 참 많습니다.

    일하는 엄마가 그리워 엄마를 부르다가 잠이 든 손녀는 안쓰럽습니다.

    그래도 할머니 할아버지와 친해서 다행입니다.

    춥고 긴 겨울밤입니다.

    암막 커튼의 희미한 불빛으로 잠든 손녀를 바라보다가 이불을 덮어 줍니다.

    아이들은 왜 이불을 자꾸 걷어찰까요?

    손녀의 뒤척임에 잠깐 잠이 깨어 이불을 덮어주며 내가 할 수 있는 그 순간의 기도는 하나뿐입니다.
     
    주여, 이 아이를 행복하게 하소서.

    기도하는 이 시간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마음을 그리는 시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  (0) 2021.01.25
    마른 갈대꽃  (0) 2021.01.18
    새해 첫날  (0) 2021.01.01
    시간의 언덕에서  (0) 2021.01.01
    달려가는 아이  (0) 2020.09.10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