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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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마음을 그리는 시인 2021. 3. 8. 22:07
[이광희의 마주보기] 순간 / 이광희 지금은 순간이 기적이라는 것을 안다 호박이 걸어 들어와 덩굴 채 축복이어야 하는 건 아니다 지금 함께 있는 사람 마주 앉은 그대를 바라본다 모락모락 허공을 붙잡는 커피 향기 곁을 스쳐가는 바람과 구름 모든 순간과 순간은 감사와 기적이다 이제 하나의 기도로써 나를 말할 수 있다 주여, 주께서 주신 모든 순간을 감사합니다 모든 시간은 기적이라는 것을 지금에야 안다 ▶ 에필로그 산수유 노란 꽃이 눈을 뜹니다. 하루가 다르게 물이 오릅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지만 마음은 바람과 같습니다. 손녀와 노는 시간만큼 일이 뒤로 밀리지만 손녀의 웃음소리는 공간을 가득 채웁니다. 100세 시대라고 합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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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기도마음을 그리는 시인 2021. 1. 13. 00:14
[이광희의 마주보기] 밤의 기도 / 이광희 달빛이었을까 가로등일까 암막커튼의 열린 틈으로 누군가 방안을 들여다 본다 곁에 잠이 든 손녀의 얼굴에 서늘한 빛이 머물고 반듯한 콧등이 환하게 빛나고 있다 그 곁에 할머니의 숨결이 평온한 꿈을 꾼다 어둠에 익은 눈이 손녀의 환한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가 이불을 덮어준다 하나의 기도가 고요 속에서 일어선다 주여, 이 아이를 행복하게 하소서 ▶에필로그 요즘은 부모가 아이를 돌봐주지 않으면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집이 참 많습니다. 일하는 엄마가 그리워 엄마를 부르다가 잠이 든 손녀는 안쓰럽습니다. 그래도 할머니 할아버지와 친해서 다행입니다. 춥고 긴 겨울밤입니다. 암막 커튼의 희미한 불빛으로 잠든 손녀를 바라보다가 이불을 덮어 줍니다. 아이들은 왜 이불을 자꾸 걷어찰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