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그리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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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가는 아이마음을 그리는 시인 2020. 9. 10. 09:03
달려가는 아이 / 이광희 아이가 달려간다 달리는 것이 행복한 시절이 있다 초가을 달빛이 하얗게 빛난다 배부른 저 반달도 보름달을 향해 달려간다 기분 좋을 때 걷는 두번 딛기 걸음걸이로 아이는 저만큼 멀어진다 한 가닥으로 묶어 내린 머릿단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춤을 춘다 아이는 어느새 달려간다 멀어지면 뒤돌아서 다시 달려온다 그래, 꿈을 향해 달려가라 오늘처럼 근심없이 두려움도 없이 그대는 언제인가 아무런 근심없이 달려 보았던 그날이 아이가 가을 속으로 달려간다 저 빛나는 달빛은 아침을 향해 달려간다 ▷에필로그 우리나라에 사상 초유의 국난으로 IMF 사태가 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좌절하기도 했지만 그런 속에서도 계층간 격차는 더욱 현저하게 벌어졌다. 은행에 자본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날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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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대한 단상마음을 그리는 시인 2020. 8. 25. 21:17
이광희의 마주보기 돈에 대한 단상 / 이광희 돈은 뜻을 알기 어려운 존재 삶을 가엾게 하는 것 많이 가진 사람은 날마다 교만해지고 없는 사람은 슬픔과 고통을 견뎌야 하는 것 남이 많이 가지면 배가 아프고 내가 많이 가지면 자랑하고 싶은 것 자랑하고 과시하다 고꾸라지는 것 내가 돈을 버는 것보다도 돈 많던 어떤 부자가 망하는 꼴을 보는 게 더 통쾌한 것 이미 몰락한 부자를 한 번 더 물어뜯고 싶은 것 하여서 많이 가진 사람이나 적게 가진 사람이나 삶을 저속하게 하는 것 삶을 가엾게 하는 것 언제든 삶의 주인이 되고 삶을 흔들며 신처럼 위대해지는 것 ▷에필로그 아직 서른도 안된 젊은이가 수백억 자산가가 되었다고 연일 인터넷과 케이블 방송 등에서 화제가 되었다. 친한 관계는 아니지만 그와는 함께 케이블 경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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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마음을 그리는 시인 2020. 5. 17. 11:37
희망 / 이광희 이렇게 해보아도 저렇게 해보아도 정말 되는 일이 없다 왜 이렇게 발걸음이 꼬이고 가로막히고 넘어지는 것일까 전생에 나는 무엇을 잘못했을까 나는 열등한 DNA인가 슬픔이 나를 억누른다 슬픔보다 무거운 고통이 짓밟고 간다 지금 어려운 사람들도 한 때는 빛나는 왕년이 있었다고 한다 높은 산에 올라 세상을 내려다보던 왕년의 그 날을 그들은 자랑하고 그리워한다 내게는 왕년도 없었다 그저 아슬아슬한 외줄처럼 가늘게 가늘게 살아왔다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쫒기며 살아왔다 그래도 행복한 시간은 있었다 철 모르는 시절이어도 아내를 만나 사랑을 나누었다 가진 것이 없어도 두렵지 않은 한때의 시간이었다 아내도 나만큼이나 가진 것이 없고 가늘게 가늘게 살아왔다 가늘게 살림을 시작하고 가늘게 아이를 낳고 가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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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세상마음을 그리는 시인 2020. 5. 17. 11:34
반짝이는 세상 / 이광희 나는 짝퉁과 명품을 구별하지 못한다 나는 큐빅과 다이아몬드를 구별하지 못한다 색색으로 옷을 입힌 유리 구슬이 보석보다 더 화려하게 반짝이고 성형한 미인의 얼굴이 자연 미인보다 콧대가 높은 것을 본다 진실한 사람보다 진실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더 친구가 많고 진실하게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보다 사랑해 사랑해 속삭이는 바람둥이가 더 많은 것을 차지한다 진실한 것이 최선은 아닌 것이다 반짝이고 속삭이고 가벼운 웃음이 되어야 사는 게 편한 세상이다 오늘도 세상은 이곳 저곳에서 화려하게 반짝이고 사랑해 사랑해 메아리가 떠돈다 ▶ 에필로그 언제부턴가 거짓과 진실을 구별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신문과 방송에서도 가짜뉴스에 대한 소식이 자주 이슈가 되곤 한다. 정치와 관련해서는 말할 것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