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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갈대꽃마음을 그리는 시인 2021. 1. 18. 11:03
[이광희의 마주보기]
사진:미래경제뉴스 마른 갈대꽃 / 이광희
마른 갈대꽃이 바람에 흔들린다.
잎은 시들어 떨어지고
꼿꼿하던 몸통도 꺾일 날을 기다린다.
한 때의 청춘이 있었다.
거친 비바람과 짓밟힘 속에서도
푸른 꿈이 자라났다.
언제였을까?
내 청춘도 그와 같다.
한 때의 청춘은 사진 속 풍경으로 퇴색하고
푸른 꿈은 이미 아득하다.
누구에게나 청춘은 마른 갈대꽃으로 흔들린다.
▶에필로그
영하 20도가 넘는 매서운 한파가 한 차례 지나갔습니다.
주말엔 또 강추위가 온다고 하네요.
탄천변에 마른 갈대꽃들이 바람에 흔들립니다.
목이 꺾인 갈대꽃도 있습니다.
예사로 보이지 않네요.
푸르게 푸르게 저마다 키가 크겠다고 키높이를 겨루던 날을 기억합니다.
지나고 나면 무상할 뿐입니다.
내 꿈도 이제 키높이를 버리고 순간순간 보다 아름답고 너그럽기를 소망합니다.